정육점이야? 부티크 매장이야?.. 쇼윈도에 고기 진열 ‘Victor Churchill’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정육점의 이미지를 180도 바꿔 놓은 정육점이 있습니다.
부티크 분위기가 나는 고급스러운 매장, 쇼 윈도에는 전문가가 잘라낸 먹음직한 고기들이 걸려 있는 곳. 정육사들은 마치 무대에서 공연을 하듯이 훤히 안이 보이는 유리창 너머에서 고기를 정돈하고 있는 곳입니다.
마치 예술작품처럼 전시되어 있는 이곳의 고기들은 시드니뿐만 아니라, 호주 전역과 해외의 유명 레스토랑에 납품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 정육점을 경영하고 있는 안쏘니 푸하리치 씨. 그의 아버지인 빅터 푸하라치 씨가 1876년 문을 연 정육점이 바로 빅터 처칠(Victor Churchill) 입니다.
안쏘니 푸하리치 씨는 스스로를 ‘정육점의 열정에 빠진 사람’이라고 소개하는데요. 사실 그의 아버지는 그가 정육점 일을 하는 것을 전혀 원하지 않았습니다. 아들이 멋진 양복을 입고 은행원으로 일하길 원했던 아버지는 안쏘니 씨가 아버지를 따라서 정육점 일을 하겠다고 말하자 한 마디로 기절초풍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정육점 일을 하겠다고 하자 아버지는 의자에서 거의 넘어지실뻔했습니다. 무척 화가 나 있으셨죠. 아버지는 제가 쓸데없는 일을 하려고 한다 생각하셨죠. 아버지는 제가 좋은 교육을 받고, 본인이 누려보지 못한 일들을 하며,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원하셨습니다”
하지만 안쏘니 씨는 정육이라는 일에 열정이 넘쳤다고 말했습니다. 이 열정을 쫓아 온 지도 16년이 되었고 그는 항상 최고 품질의 고기를 최고 품질의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열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저는 사업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최고 좋은 품질의 고기를 최고의 서비스로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죠.
빅터 처칠은 현재 1억 달러 매출을 거두는 성공한 사업체가 되었지만 옥스퍼드 스트리트의 작은 정육점으로 시작한 사업 초창기를 절대 잊지 않고 있었습니다.
Anthony Puharich says his passion for quality is the main reason Victor Churchill is now a multi-million dollar business.
빅터 처칠이 오늘날과 같이 성공한 사업체로 발돋움하게 된 데는 잊지 못할 경험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시드니의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가 어느 날 안쏘니 씨의 정육점을 방문하게 된 일화였습니다.
“그 사람이 다녀 간 후 며칠 후 전화가 갑자기 왔어요. 그리고는 제게, 자기의 레스토랑에 고기를 납품해 달라는 겁니다. 당시만 해도 저는 그 사람이 누군지도 몰랐죠. 그렇게 하겠다고 말한 후 한참 후에나 그 사람이 엄청나게 유명한 셰프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정육점 역시 셰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에 최고 품질의 고기를 선사하겠다는 하나의 일념이 있었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기회가 찾아온 것이 아닐까요?
그렇게 사업체를 일궈온 안쏘니 씨 역시도 2008년과 2009년 전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왔을 당시에는 정육점을 계속 운영하는 것이 쉽지 않을 정도로 위기에 놓였다고 말합니다.
동네 정육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기 시작했죠. 재정적인 어려움을 지닌 채 대형 슈퍼마켓의 고기 판매 코너와 직접 상대해야 하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힘든 시기를 이겨낸 빅터 처칠에게 새로운 사업의 기회들이 하나둘 열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일주일 기준으로 약 1,700여 명의 고객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시드니와 호주 내 다른 주에서는 물론이고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해외 고객들까지 합치면 그 수는 엄청납니다.
Anthony Puharich says: "I really wanted to showcase the art and the craft of butchery. It’s almost a glass stage, they can show their craft."
보이지 않는 문 뒤에서 고기를 자르는 다른 정육점과 달리 안쏘니 씨는 훤히 안이 들여다 보이는 유리를 사이에 두고 고기를 정돈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객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고 말하는 안쏘니 씨.
저는 정육사 일이 자랑스럽습니다. 또한 저는 자랑스러운 정육사의 아들입니다. 유리 넘어 정육이라는 예술을 보여 주고 싶습니다.
이제 안쏘니 씨는 미국 뉴욕으로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2019년 드디어 뉴욕에 정육점을 오픈할 예정입니다.
어떤 일을 하든지 간에 꿈과 열정을 지니고 있다면, 그리고 기존 사업의 벽을 뛰어넘는 전혀 새로운 발상이 이러한 열정 위에 더해진다면, 그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교훈을 안쏘니 씨를 통해 배울 수 있습니다.
출처 SBS KORE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