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참여] 워홀, 쓰고도 달콤한 나의 호주 생활

멜버른에 오게 된 지도 벌써 8개월이 되었다.
별 기대 없이, 별 걱정 없이 사실은 생각 없이 무턱대고 와서 그런지
멜버른의 뜨거운 여름은 나에게 한없이도 차가웠다.
영어는 부족하고 특별한 기술도 없으니 일이 구해질 리가 없었고
벌벌 떨면서 인터뷰를 봤던 한인잡은 고작 열흘만에 나의 영혼을 탈탈 털어갔다.
테이블은 스무개가 되면서 종업원은 한두명 정도 밖에 없었던 그 숯불고기집은
그만두는 순간까지도 임금 문제로 나를 괴롭혔다.
도움을 청할 곳도 없고, 언어의 장벽은 높기만 한 그 때에
한국에서 한국말을 할 수 있고 나를 지켜줄 가족이 있다는 것은
정말 큰 축복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어찌저찌하여 정말 운좋게 들어간 드럭스토어는
와.. 매 순간 영어의 부족함을 온몸으로 느끼게 해주었다.
내 멘탈을 와장창 깨뜨린 말들은 의외로 인종차별적인 발언들이 아니라
내가 영어를 못하는 것에서 비롯된 말들이었다.
이건 모두 다 내가 부족하고 내가 못나서 받는 말들이라 어디 하소연할 곳도 없었다.
그렇게 움츠려들다보니 자신감은 바닥을 찍고
동료들과 친해지는 것도 오랜 시간이 걸렸고
정말 심할 때는 영어로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무섭고 싫었다.
아무도 워홀이 이런거라고는 말 해주지 않았는데.

나는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자신만만하게 왔었는데 생각보다 쉽지가 않더라.
그냥 다 내려놓고 떠나고 싶었던 순간들도
예상과 다르게 엄청 빨리 찾아왔었다.
내 생각보다 나는 혼자서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고
낯선 곳 낯선 상황에서는 나약하고 쉽게 무너지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잘 버티고 있다.
이제는 더이상 주문하는 걸 겁내하지 않고
솓님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땀을 흘리며 두려워하지 않는다.
물론 여전히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예의를 갖춰서 어떻게 말해야하는지 어려움을 겪지만..

사실 한국이나 호주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
워홀이 1년밖에 되지 않기에 우리에게 다신 주어지지 않는 특별한 순간이라고 착각하게 만드는데
사실 어느 곳에서나 지금 이 순간은 다시는 오지 않는다.
우리는 그것의 가치나 의미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하다가
워홀을 와서야 이 흘러가는 순간순간들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된다.

나는 이 글을 쓰는 이 즈음에 좀 우울했다.
한국에서는 외로움이란 감정을 별로 느껴본 적이 없었는데
마음을 터놓는 친한 친구들이 떠났고
가족들과 친구들과 모든 것들이 그립다.
내가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소중함을 이렇게 절실히 느끼게 된 것도
다 워홀을 오지 않았다면 절대 몰랐을 일이다.

한국이 너무 그리워서 한동안 멜버른에 있는 지금 시간의 소중함을 잊고 있었는데
이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이 조금 더 정리된 것 같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들, 내가 호주에서 이루고 싶었던 것들을 마무리할 수 있게 하고
후회없이 보냈으면 좋겠다.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 화이팅!


저의 유튜브에 들어가시면 이 희노애락의 8개월을 보다 생생하게
간접경험하실 수 있습니다 :P
- 유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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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우기온앤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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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OZSM
엌ㅋㅋ 죄송합니다 두번째 영상 보자마자 저세상 텐션에 빵터졌습니다 ㅋㅋㅋ
공모전에 참여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 구독 했습니다 후훗
글에서 그리움이 느껴졌는데, 그래도 쓰시면서 생각이 정리가 되셨다니 다행이예요! 저희 공모전 의도가 그러한 자연스러운 감정과 일상, 경험 등을 공유하기 위함이거든요!  앞으로 남은 시간도 지금처럼 꿋꿋하고 지혜롭게 좋은 날들 보내시길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 혹여 한국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저희 다음 공모전이 진행된다면, 미리 알려드릴게요!! 그땐 꼭 콜스 상품권 받으셔서 거하게 파티하실수 있도록!!! 감사합니다 :)
유돌
좋은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
nana02
오 ! 요즘 유투브하시는 분들 많이 보이시네요 ㅎㅎㅎ 보러갈게요! 저도 응원합니다 화이팅!!
유돌
헣ㅎㅎㅎㅎ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하루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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